이춘자 저,김귀영 저,박혜원 저,허채옥 저,조후종 저,배병석 사진,류관희 사진 | 대원사
장은 밥을 주식으로 하고, 부식으로 여러 가지 반찬을 곁들이는 우리 식생활에서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미료이다. 좁은 뜻으로는 액체 상태인 간장을 뜻하지만 넓게는 간장, 된장, 청국장, 막장, 즙장, 고추장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 장 담그는 풍경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정성을 들여야 하는 장 담그기가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시중에서 손쉽게 장을 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겠다. 집안마다 독특한 장맛을 만들어낸 옛사람들의 지혜를 잃어가는 것이 안타깝고 그럴수록 장 담그는 풍경이 그립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잊혀져 가는 장에 관한 이야기와 담그는 방법들을 되도록 자세하게 싣고, 젊은 사람들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조금 더 간단한 방법들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았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 부분은 장이 빚어진 역사와 장을 구성하는 주된 재료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콩과 장의 놀라운 영양성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이들 영양성분에 대해 다시 한번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콩 외에 장의 재료로 쓰이는 소금과 물, 고추 그리고 부재료로 볼 수 있는 대추, 숯 등에 대해서도 각각의 용도와 종류, 선택 방법을 살펴보았다.
두 번째 부분은 실제 장 담그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집집마다 고유한 장맛을 내기 위해 갖은 정성을 다하였던 옛사람들의 방법 그대로를 따라, 장 담그는 날을 택하고 그에 따라 메주를 빚고, 잘 말려 띄워서 물, 소금과 함께 독에 넣고 숙성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해가 나면 덮개를 열어 소독을 해주고 주변을 청결하게 하는 등 그 과정을 꼼꼼히 따라가 보았다. 콩을 삶아 메주를 빚고 지푸라기로 묶어 매단 뒤 곰팡이를 띄우기까지, 그리고 물과 함께 넣어야 할 소금의 양까지 세세하게 살펴보는 것은 물론 마지막으로 대추와 고추, 숯을 넣고 청솔가지로 독 주변을 둘러 잘 숙성되기를 소망하는 마음까지 잊지 않았다. 기본이 되는 간장과 된장 외에 청국장, 막장, 청육장 담그는 방법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으며, 요즘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개량메주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소개하였다. 고추장은 간장, 된장과는 담그는 재료나 방법에서 조금 다르므로, 별도로 살펴보았다.
세 번째 부분은 장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 전통 음식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크게 국(찌개)과 구이, 장아찌, 나물 기타 음식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옛 문헌을 참고하여 소개하였으므로 재료와 요리법 등에서 간편함을 추구하는 요즈음과는 조금 차이를 보인다. 국거리나 밑반찬 등으로 요즘에도 즐겨 먹는 음식들이지만 고깃국물을 우려내고 장을 이용하여 최대한 숙성시키는 등 되도록 전통적인 방법들에 바탕을 두었다.
부록에는 콩에 관련된 우리나라 속담과 함께, 세계의 장에 관해 소개하였다.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크게 발달한 발효식품은 우리나라의 된장과 청국장 외에 일본의 미소와 낫토, 중국의 수푸와 또우츠, 아프리카의 다와다와, 인도네시아의 템페와 온쫌, 인도의 아이들리, 필리핀의 타오시 등이 있는데, 이들의 독특한 제조과정이나 먹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