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대 조상들이 겪었던 몸과 병, 의료와 의학에 대한 이야기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 몸과 의학의 한국사
- 제목
-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 몸과 의학의 한국사
- 저자
- 신동원 저
- 발행처
- 역사비평사
- 발행년도
- 200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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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소개
많은 사람들은 작년 여름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유행했던 열병 ‘사스’의 공포를 기억할 것이다. 또 새에게만 걸리는 병이 사람에게 옮겨 치명적으로 작용한다는 ‘조류독감’의 공포도 기억할 것이다. 암과 에이즈가 가장 무서운 병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정복되어간다는 소식이 들릴만하니, 이렇게 또 다른 ‘괴이한 병’이 등장하여 인간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것이다.
이 책은 과거 전통시대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몸과 병, 의료와 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매우 드문 한국 의학사이다.
[조선사람의 생로병사], [조선사람 허준] 등의 저서를 통해 조선시대 의학사 연구에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감로탱에 표현된 전근대 사람들의 생로병사와 의료와 관련한 일상생활 모습을 찾아내고, 일제시기 보건 관련 자료들, 약재 및 약기, 조선시대 문헌 등의 풍부한 자료를 통해 전근대 시기 우리 의료와 의학의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주제와 관련한 사진자료도 풍부히 실어 읽는 재미와 더불어 눈에도 즐거움을 제공한다.
책 제목으로 내세운 “호열자”란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단어이지만 40대 이상이면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공포의 대상이다. “살아서 앓지 않으면 죽어 무덤 속에서라도 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독하고 끔찍한 병이었던 것이다.
“호열자”란 ‘호랑이한테 찢겨 죽는’다는 무시무시한 공포를 대변하는 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콜레라를 일컫는다. 지금은 걸리는 사람도 거의 없는 지난 세월 속의 병이지만, 우리 선조들에게 이 병은 치료법도 병명도 알 수 없는 공포의 병이었던 것이다. 이외에 병명을 모른 채 몸에 나타나는 증상만으로 이름을 붙여 부르는 병도 많았다. “염병할 놈”에서 “염병”은 장티푸스를 일컫는 말이었다.
이렇듯 이 책에는 제대로 손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내 아들딸이, 부모형제가 죽어가는 것을 그저 지켜보아야 했던 시절, 돌림병이 돌 경우 마을 전체가 폐쇄되고 다행히 병에 걸리지 않거나 살아남은 사람들도 평생 살아온 터전을 버리고 산속으로, 다른 마을로 피난하여 굶주림과 추위, 멸시 속에서 지내야 했던 시절,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몸과 병과 죽음의 공포, 그리고 이에 맞서 굿과 푸닥거리, 침과 뜸과 약으로 치료법을 찾아냈던 지난 100년간 우리의 의료생활과 의학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는 '고통'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몸의 고통과 병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보편적인 것이다. 물론 그것을 표출해내는 행위와 문화, 제도가 있으며, 시기에 따라 달랐다. 따라서 몸의 고통과 병은 진지한 역사의 대상이 된다.
고통과 병은 절망 상황이며, 의료와 의학은 불완전한 희망 상황이다. 절망과 희망은 암기보다는 이해로, 이해보다는 느낌과 공감으로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몸과 의학의 한국사'를 다루면서 가장 먼저 느낌과 공감을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가히 '그림과 사진으로 본 몸과 의학의 한국사'라 할만하다. 이 책에 실린 풍부한 사진은 책 내용의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충분한 볼거리가 된다. 상당히 많은 사진이 처음 발굴되어 소개되는 것이며,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사진 자료가 몸과 병, 의료와 의학이라는 테마에 한데 엮여 빛을 발한다.
책이 주목하고 있는 '몸의 역사'는 기존의 정치사, 경제사가 주지 못하는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현재 우리 삶의 모습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몸의 역사'를 역병으로 인한 신체의 고통, 남아선호 관념의 뿌리 캐기, 성애의 용인과 간음에 대한 딱지, 시체에 대한 문화 관념, 맹인과 장애자의 소외와 구원, 상투와 단발의 대충돌, 근대위생의 체화에 담긴 식민지의 억압적 권력 행사 등의 측면에서 바라본다. 이런 사례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성, 병, 장애, 죽음, 관습, 위생 등 몸에 관한 전반적인 논의를 아우르는 것이다.
이처럼 몸의 역사, 의료생활, 한의학·서양의학의 역사를 모두 담고 있는 이 책은 제법 방대한 영역을 포괄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필연적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가로지를 수밖에 없다. 역사학, 문학과 어학, 민속학과 한의학, 서양의학, 공중보건학 등의 내용을 넘나든다. 심지어 감로탱 같은 불교 회화, 판소리 같은 음악도 자료로 활용한다.
저자의 관심은 단지 과거의 모습을 엿보기 위한 데 있지 않다. 진지하게 근대성을 묻는다. 우선 전통과 근대의 단절과 절연을 보이는 방법으로 근대성의 정체를 탐구한다. 또한 근대 이후의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연속점이 존재하는 것을 주목한다. 아마도 단절은 대변화를 일군 근대의 힘이라 볼 수 있다.
연속은 근대의 자장을 뛰어넘는 한국사회의 특수성 또는 인간사의 보편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 그것이 우리 사회의, 우리 시대의 '불완전한' 근대일 것이다.
저자는 옛 모습을 보면서 우리를 느끼려는 전략을 구사한다. 어찌 보면 우리를 잘 알기 위해서 '몸과 의학의 한국사'를 썼다고도 볼 수 있다. '느낌과 공감의 역사'는 현재인 것이다.
느낌과 공감은 결코 강요로 이루질 수 없다. 저자는 마치 옆에서 읽어주듯 이야기를 끌고 나가면서도 철저한 사료의 고증으로 그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이 책은 과거 전통시대 우리 조상들이 겪었던 몸과 병, 의료와 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매우 드문 한국 의학사이다.
[조선사람의 생로병사], [조선사람 허준] 등의 저서를 통해 조선시대 의학사 연구에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감로탱에 표현된 전근대 사람들의 생로병사와 의료와 관련한 일상생활 모습을 찾아내고, 일제시기 보건 관련 자료들, 약재 및 약기, 조선시대 문헌 등의 풍부한 자료를 통해 전근대 시기 우리 의료와 의학의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주제와 관련한 사진자료도 풍부히 실어 읽는 재미와 더불어 눈에도 즐거움을 제공한다.
책 제목으로 내세운 “호열자”란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단어이지만 40대 이상이면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공포의 대상이다. “살아서 앓지 않으면 죽어 무덤 속에서라도 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독하고 끔찍한 병이었던 것이다.
“호열자”란 ‘호랑이한테 찢겨 죽는’다는 무시무시한 공포를 대변하는 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콜레라를 일컫는다. 지금은 걸리는 사람도 거의 없는 지난 세월 속의 병이지만, 우리 선조들에게 이 병은 치료법도 병명도 알 수 없는 공포의 병이었던 것이다. 이외에 병명을 모른 채 몸에 나타나는 증상만으로 이름을 붙여 부르는 병도 많았다. “염병할 놈”에서 “염병”은 장티푸스를 일컫는 말이었다.
이렇듯 이 책에는 제대로 손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내 아들딸이, 부모형제가 죽어가는 것을 그저 지켜보아야 했던 시절, 돌림병이 돌 경우 마을 전체가 폐쇄되고 다행히 병에 걸리지 않거나 살아남은 사람들도 평생 살아온 터전을 버리고 산속으로, 다른 마을로 피난하여 굶주림과 추위, 멸시 속에서 지내야 했던 시절,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몸과 병과 죽음의 공포, 그리고 이에 맞서 굿과 푸닥거리, 침과 뜸과 약으로 치료법을 찾아냈던 지난 100년간 우리의 의료생활과 의학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는 '고통'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몸의 고통과 병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보편적인 것이다. 물론 그것을 표출해내는 행위와 문화, 제도가 있으며, 시기에 따라 달랐다. 따라서 몸의 고통과 병은 진지한 역사의 대상이 된다.
고통과 병은 절망 상황이며, 의료와 의학은 불완전한 희망 상황이다. 절망과 희망은 암기보다는 이해로, 이해보다는 느낌과 공감으로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몸과 의학의 한국사'를 다루면서 가장 먼저 느낌과 공감을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가히 '그림과 사진으로 본 몸과 의학의 한국사'라 할만하다. 이 책에 실린 풍부한 사진은 책 내용의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충분한 볼거리가 된다. 상당히 많은 사진이 처음 발굴되어 소개되는 것이며,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사진 자료가 몸과 병, 의료와 의학이라는 테마에 한데 엮여 빛을 발한다.
책이 주목하고 있는 '몸의 역사'는 기존의 정치사, 경제사가 주지 못하는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현재 우리 삶의 모습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몸의 역사'를 역병으로 인한 신체의 고통, 남아선호 관념의 뿌리 캐기, 성애의 용인과 간음에 대한 딱지, 시체에 대한 문화 관념, 맹인과 장애자의 소외와 구원, 상투와 단발의 대충돌, 근대위생의 체화에 담긴 식민지의 억압적 권력 행사 등의 측면에서 바라본다. 이런 사례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성, 병, 장애, 죽음, 관습, 위생 등 몸에 관한 전반적인 논의를 아우르는 것이다.
이처럼 몸의 역사, 의료생활, 한의학·서양의학의 역사를 모두 담고 있는 이 책은 제법 방대한 영역을 포괄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필연적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가로지를 수밖에 없다. 역사학, 문학과 어학, 민속학과 한의학, 서양의학, 공중보건학 등의 내용을 넘나든다. 심지어 감로탱 같은 불교 회화, 판소리 같은 음악도 자료로 활용한다.
저자의 관심은 단지 과거의 모습을 엿보기 위한 데 있지 않다. 진지하게 근대성을 묻는다. 우선 전통과 근대의 단절과 절연을 보이는 방법으로 근대성의 정체를 탐구한다. 또한 근대 이후의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연속점이 존재하는 것을 주목한다. 아마도 단절은 대변화를 일군 근대의 힘이라 볼 수 있다.
연속은 근대의 자장을 뛰어넘는 한국사회의 특수성 또는 인간사의 보편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 그것이 우리 사회의, 우리 시대의 '불완전한' 근대일 것이다.
저자는 옛 모습을 보면서 우리를 느끼려는 전략을 구사한다. 어찌 보면 우리를 잘 알기 위해서 '몸과 의학의 한국사'를 썼다고도 볼 수 있다. '느낌과 공감의 역사'는 현재인 것이다.
느낌과 공감은 결코 강요로 이루질 수 없다. 저자는 마치 옆에서 읽어주듯 이야기를 끌고 나가면서도 철저한 사료의 고증으로 그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수록내용
책을 내면서
1부 고통 받는 몸의 역사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왜 그토록 역병이 유행했을까
조선 사람들, 세균을 눈으로 보다
단발과 상투의 전쟁, 위생의 이름으로
전녀위남법, 아들을 얻기 위한 오랜 욕망의 역사
변강쇠가로 읽는 성·병·주검문화의 수수께끼
심청전으로 본 맹인과 장애의 사회사
2부 역사 속의 의료생활
내의원·전의감·혜민서는 어떤 곳이었을까
의녀 이야기
구급명약 우황청심원
해괴하고도 망측하도다
한국의 히포크라테스 선서, 그 오해의 역사를 바로잡는다
3부 한의학이냐 서양의학이냐
한국의학은 중국의학의 아류인가
조선후기의 서양의학, 한의학에 도전하다
우두법은 미명의 어둠을 밝힌 등불일까
1930년대의 한의학, 서양의학과 한판 붙다
의료가 어떻게 민중에게 다가섰는가
1부 고통 받는 몸의 역사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왜 그토록 역병이 유행했을까
조선 사람들, 세균을 눈으로 보다
단발과 상투의 전쟁, 위생의 이름으로
전녀위남법, 아들을 얻기 위한 오랜 욕망의 역사
변강쇠가로 읽는 성·병·주검문화의 수수께끼
심청전으로 본 맹인과 장애의 사회사
2부 역사 속의 의료생활
내의원·전의감·혜민서는 어떤 곳이었을까
의녀 이야기
구급명약 우황청심원
해괴하고도 망측하도다
한국의 히포크라테스 선서, 그 오해의 역사를 바로잡는다
3부 한의학이냐 서양의학이냐
한국의학은 중국의학의 아류인가
조선후기의 서양의학, 한의학에 도전하다
우두법은 미명의 어둠을 밝힌 등불일까
1930년대의 한의학, 서양의학과 한판 붙다
의료가 어떻게 민중에게 다가섰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