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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카갈리츠키의 『생각하는 갈대』에서는 소련의 인텔리겐차가 스탈린시대의 살인마적인 탄압을 이기고 살아남아 마침내 민중과 함께 또 한 차례의 대변혁을 구상하게 되기까지의 오랜 과정이 현장의 소리로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앞에 소개한 제3의 견해가 얼마나 현실적인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학문의 상아탑’에 머물기를 거부하고 반체제운동의 기수로 활약하던 중에 ‘유로코뮤니즘’을 유포시켰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오랜 옥고를 치러야 했다. 그는 1987년 8월 소련 내의 50여 개 반체제 단체들이 첫 번째 공시회를 개최하고 ‘사회주의클럽 연합선언’을 발표하게 되기까지 사회학자 펠만, 언론인 파블로프스키, 철학자 마주찐 등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 (중략) ……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독재권력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는 평범한 상식이 새삼스럽게 상기된다. 현재도 형식적 민주화의 장막 뒤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권력의 횡포·비리와 맞서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인민의 대변자가 되어 “사회주의를 위하여 더 많은 민주주의”를 외치는 소련 인텔리겐차의 목소리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역자서문 _ 사회주의를 위하여 더 많은 민주주의를

●저자서문 _ 소련역사의 변화와 인텔리겐차의 동향

●서론

●제1장 러시아에서의 국가와 인텔리겐차

아시아적 국가

인텔리겐차의 등장

서구주의자와 슬라브주의자

혁명적 전통

『베히(이정표)』와 인텔리겐차의 위기

●제2장 혁명과 관료주의

혁명적 질서의 정당

볼셰비키당과 사회주의 인텔리겐차

신경제정책 시기

레닌·트로츠키·부하린 그리고 지식인들

『스메나 베히(표지전환파)』

관료주의의 대두

●제3장 관료주의라는 미궁

관료국가체제

일차원적 인간과 문화의 정치화

테러

통제의 한계

지식인의 프롤레타리아화

검열제도

‘계층’ 개념

‘사회주의 사실주의’

●제4장 해빙

스탈린시기 후반부 : 반지성주의와 러시아 민족주의

성실성에의 추구

제20차 당대회의 충격

청년운동

자유화의 한계

문학의 르네상스

인텔리겐차의 사회적 역할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퇴조

탈스탈린화 : 문학이라는 거울

도덕적 비판의 한계

●제5장 전환점인가 반체제운동의 위기인가

경제개혁의 정치적 배경

경제개혁에 관한 논쟁

1968년과 개혁이데올로기의 위기

『노브이 미르』

반체제운동의 등장

민족주의적 경향들

공식교조주의와 반대파 교조주의

●제6장 탈출구를 찾아서

1970년대 : 새로운 문화적 경향들

기술관료집단의 한계

철학적 조류들

바흐찐과 문화학파

비판적 맑스주의

역사와 역사편찬에 관하여

소비에트 국가와 아시아적 생산양식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