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pia 분류 - 문학 - 문학일반
-
-
-
-
-
-
-
-
나병철 저 | 소명출판
이 책은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그리고 탈구조주의와 해체론)을 재검토함으로써,문화적 무기를 통해 쇠락한 진보적 서사를 부활시키는 방법을 모색해 보았다. 그런 맥락에서 우선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미학적 원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이 책의 첫번째 목표였다. 그 목표를 넘어서서,그리고 미학을 통과해 정치적 실천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필자는 눈 앞에 놓인 수많은 경계선들을 만나게 되었다. 즉, 리얼리즘 /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현실/예술,전통/서구적 근대,근대 /탈근대…… 등등.새로운 사회로 가는 길에 놓인 그 벽들을 ‘해체’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목표였다. 아직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쌓여 있다.그러나 오히려 모든 것이 완전히 풀릴 수 없는 미결정성 속에서,끊임없이 해결을 시도 하는 일 자체가 ‘근대성’의 사유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미결정적인 사유의 역정에서,풀리지 않는 화두들을 함께 고민해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근대성에 대한 토론에 참여해준 연세대학교 대학원 학생들,그리고 서지영 등 교원대학교 현대문학분과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아울러 아직 빈틈이 많은 글을 진지하게 읽고 토론해준 서원대 학교 김외곤 교수에게 사의를 표한다.보잘 것 없는 글을 정성껏 책으로 꾸며주신 소명출판 박성모 선생과 편집부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책을 내면서 중에서-
-
-
-
이종민 저 | 소명출판
이 책은 중국 근대문학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 위해 기존의 사유체계가 사용하는 개념, 원리, 방법을 한 차원 높은 수준에서 반성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그 출발점을 ‘중국의 근대(성)는 무엇인가’라는 문제설정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 ‘중국의 근대(성)는 무엇인가’라는 문제설정을 하면 그 해석의 내용은 주로 ‘중국의 근대(성)는 무엇이다’라는 근대의 본질 규정문제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역사를 일관되게 해석할 수 있는 선명함을 지니고 있지만, 규정된 본질에서 벗어난 현상들에 대해서는 그 존재 의미를 설명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그래서 ‘중국의 근대(성)는 무엇인가’라는 문제설정은 근대의 본질 개념을 규정하기에는 간편하지만, 특정한 개념을 우위에 두는 입장에서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설정 속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주체’의 문제, 즉 ‘이 시대에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인 물음을 바탕으로 민족적 개인적 정체성의 위기에 저항해나가는 주체의 문제가 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근대의 문제를 그것을 담지하는 주체의 문제와 분리하여 ‘예견된’ 근대로 환원해서는 안 되며, ‘그 시대를 담지하는 주체가 그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실천하는가’라는 물음과 연관시켜 사유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다시 말하면, 개념을 규정하려는 물음보다는 그 시대에 산 사람들이 자기 시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라는 구체적인 문제를 설정하여, 개별자의 사유 속에 내포되어 있는 보편적인 것을 추출하고, 그것을 가지고 중국의 근대는 어떠하다 라는 해석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열려진 문제설정을 통해 그 시대의 역사 속에서 그 시대인들이 느끼는 다양한 시대인식과 실천방식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현재’에 대한 이해와 실천은 특정한 부류만이 독점하거나 그들만이 완성할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동시대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겪게 되는 일상생활이다. 그들은 상호간의 끊임없는 주고-받기의 과정 속에서 그 시대의 ‘실천원리’를 만들어 나간다. 구세대는 변해가는 현실 혹은 신세대와의 지속적인 경쟁관계를 통해, 자신의 진부한 요소를 해체해 나가면서 갈라진 껍질 사이로 진실을 엿보며, 신세대는 특유의 부정의식과 열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 다양한 시대인식과 세대지평으로 형성되는 총체적인 ‘긴장의 흐름’을 해명하는 것이 바로 저자가 추구하는 해석의 목표이다.저자는 이러한 해석을 위해 근대문학을 대상적 존재로 고정시켜 이해하는 경향에서 탈피하여 그것을 ‘역사적’으로 파악하는 일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인식한다. 특정한 관념에 기대어 중국 근대문학의 본질을 규정하려는 것은 중국 근대문학이 생성되는 역사적 시공간을 생략하여 그 속에 내재된 ‘풍요로운 모순’들을 단순화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신민주주의 문학관, 20세기 중국문학론 등 중국 근대문학의 의미들을 특정한 본질 정의 속에 규정하려는 이론들은 모두 이러한 탈역사화의 함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사유방식은 당대이론가들의 정치적 입지, 기존의 이론들에 대한 반발, 이론이 처한 사회역사적 조건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탈역사성의 이데올로기를 지적하는 일은 중국 근대문학의 질적 특성을 이론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며, 근대문학 혹은 문학의 근대성의 이름으로 항구하게 물신화하는 작업 자체의 이데올로기적 기획성을 드러내자는 뜻이다.저자는 이러한 반성적 사유를 기반으로 근대문학 텍스트는 모순의 복합체이며 근대문학사는 모순의 복합체들이 서로 모순적으로 소통하는 총체적인 공간이라고 인식한다. 비록 중국 근대문학이 반제반봉건의 역사적 사명이 보편적 파토스를 형성하고 있지만 시대의 동일성이 문학의 동일성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동일한 시대적 위기감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동일한 사고와 행위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텍스트 속에서 시대적 위기감은 추상적 형태로 드러나지 않고, 주체의 개인적 경험과 일상성 속에서 성찰적 자기 기획을 통해 변형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아가 저자는 (근대)문학사를 연구한다는 것은 단일한 논리로 동일화하는 일이 아니라, 문학의 역사 안에 그어진 그 경계선들을 찾아내고 그 경계선마다 새겨진 의미를 읽어내는 작업이라고 인식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러한 반성적 사유가 중국 근대문학 텍스트들을 새로이 관통하여 직조해낸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사회학적 비평에 치우쳐 있는 중국 근대문학 이론의 한계를 넘어 중국 근대문학 자체의 존재의미를 새로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동아시아 근대문학론이 성행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의 근대문학론에 대해서는 별반 연구 성과가 없는 요즘, 명실상부한 동아시아 근대문학의 비교 연구를 위해 일독할 만한 저작이라 할 것이다.
-
-
정선태 저 | 소명출판
100여년 전의 신문들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서 나는 힘겨운 시대를 산 사람들의 육성을, 복각한 30년대의 유성기판에서보다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공을 들이고 나서야 문드러진 글자들이 되살아났을 때,그 글자들을 신문지 한 장 위에 놓았을 때, 그리고 한 장의 신문을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현장’에 비춰 보았을 때, 아우성 속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행복해 하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여유를 찾기 시작했던 것도 이 즈음이니까, 이를테면 늪은 나에게 세례의 공간이었던 셈입니다.이 책에서 나는 개화기, 정확히 말하자면 1898년을 전후하여 등장한 대표적인 신문들의 논설란에 실린 글들을 검토, 그 가운데 서사적 특징을 뚜렷이 보이고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하여 서사적 논설이 개화기 서사문학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고찰하고자 했습니다. 개화기의 담론생산을 주도했던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정치적 프로그램 다시말해 그들의 사상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던 글쓰기 방법이 논설이었다는 점은 잘 알고 계실 줄 압니다.부끄럽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이 연구가 ‘제도적 근대’로서의 소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의 글쓰기 양상을 보다 포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그리고 미분화 상태에 있던 문학적 글쓰기가 개화기 서사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판정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부록에 실린 짤막한 글들 속에서 그 글쓰기의 특징과 개화기 지식인들의 정신적 지향을 보다 풍요롭게 해석하는 것은 형을 포함해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내면서' 중에서
-
-
이승희 저 | 소명출판
그 첫 대상이 한국 사실주의 희곡인 셈이다. 반세기 이상 20세기 한국연극을 점유해온 사실주의, 그것이 내게 내보여준 욕망의 결들은 나를 무수히 늪으로 밀어 넣었던 나의 욕망과 끊임없이 겹쳐지고 교차되고 있었음을, 나는 이미 어렴풋하게나마 감지하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일은, 그 방황의 와중에 민족문학사연구소 희곡분과의 1950~1960년대 세미나 과정에서 유치진, 차범석 희곡에 대한 편린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과정은 이후 식민기로 돌아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어주었다. 내게 있어서 1950년대의 유치진과 1960년대의 차범석은 식민지하 사실주의 희곡을 소환하는 존재였으며 ‘왜?’라는 초심의 질문을 잊지 않도록 해준 매개자였다. 이 횡단이 있었기에 감히 식민지하 사실주의 희곡에 대한 검토를 시작할 수 있었고, 이 과정을 통해서 한국 근대극에 대한 반성적 사유와 함께 나 자신을 심문하고 치유하는 길을 발견할 수 있었다.이 책은 그 탐사의 결과이다. 처음에 쓰인 시점으로부터 몇 년이 흘렀고 그만큼 대상을 좀더 복잡하게 바라보고 있는 현재의 시각에 견주어볼 때 부끄러움도 일지만, 한국 사실주의 희곡에 대한 나의 핵심적인 주장은 변함이 없기에 ‘한국 사실주의 희곡, 그 욕망의 식민성’이라는 하나의 틀로 묶어내기로 하였다. 제1부는 ‘전도된 욕망과 식민성’이라는 제하에 식민기 희곡을, 제2부는 ‘식민 이후의 반복과 차이’라는 제하에 유치진, 차범석 희곡을 배치하였다. 각각의 장과 절의 제목은 논지가 좀더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약간 손질하였다. 본문의 내용 또한 논지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첨삭을 하였다. 대개는 문장을 손질한 정도이지만, 때로는 첨삭의 범위가 그 이상인 경우도 있다.- '책머리에
' 중에서
-
-
-
-
-
이상우 저 | 소명출판
이 책은 식민지 조선의 극장에서 이루어진 공연들이 하나의 기획된 근대적 구성물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1930~40년대, 즉 식민지 후반기의 극장 공연작품들에 관해 주로 다루었는데, 저자는 이러한 작품들에 나타난 문화사적 맥락과 미시정치학의 의미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식민지 극장에서 연기된 동양주의에 관해, 2부는 식민지 극장에서 연기된 젠더, 아동, 국민 담론에 관해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1부에서는 식민지 조선의 극장에 동양담론이 어떻게 스며들고 내면화되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1920년대 경성제국대학의 설립을 계기로 비로소 조선 연극학이 성립되는데, 이는 경성제대의 설립이념인 동양학(東洋學)이라는 맥락과 분리되기 어렵다. 식민지 조선에서 학문으로서의 연극은 동양학(동양 연구)의 일환으로서 성립된다. 1930~40년대의 식민지 극장은 의식적으로 조선적인 것, 동양적인 것을 연기하고자 하였다. 이때 조선적인 것은 제국의 지방으로서 이국적인 것이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연극계 지식인들은 제국으로 통합을 원하는 한편 민족주의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조선적인 것의 추구에 집착하였다. 당시 전통, 역사(과거), 고전의 이야기가 식민지 극장에 소환되었던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라고 할 수 있다. 즉, 조선적인 것의 지향은 표면적으로는 과거적인 지향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민족주의적 욕망과 제국 국민으로의 통합 욕망이 내면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전근대로 포장된 근대주의적 욕망의 표상이었다. 그러한 이유에서 저자는 식민지 극장에서의 동양 표상은 결국 연기된 모더니티의 양상이라고 말하고 있다.2부에서는 식민지 극장에서 연기된 여성, 아동, 국민 담론의 양상과 의미를 다루고 있다. 극장에서 근대적 젠더의식은 입센의 ‘노라이즘’ 표상을 통해 단적으로 표현되었다. 식민지 조선의 극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입센의 노라 3부작이 소개되었고, 주요 극작가들은 자신의 창작극에서 조선적으로 변주된 노라의 형상을 창조하였다. 근대 국민국가의 이상은 대체로 소년, 청년의 표상을 통해 표현되었다. 중일전쟁 이전까지 식민지 극장에서 연기된 소년 표상은 대체로 어른의 폭력에 의한 희생자로 표현되었지만, 1930년대 후반 이후로 접어들면 소년, 청년 표상은 국민국가의 미래 전망을 담지한 이상적 존재로 그려지게 된다. 이는 여성 국민 표상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소년,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표상이 국민국가의 이상적 국민 만들기라는 모더니티의 기획에 좋은 소재로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소년과 여성이라는 약자까지 이상적 국민의 형상으로 탈바꿈시키는 식민지 극장의 모더니티 기획이야말로 드라마틱한 것의 호출이 아니면 안 되었다. 마초적 남성주의의 편견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년, 여성이 이상적 국민으로 거듭나는 서사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절절한 드라마가 되었다. 때문에 식민지 극장에서 연기된 소년, 여성의 담론은 자연스럽게 멜로드라마의 서사와 접목되었다. 이 역시 식민지 조선 극장이 만들어낸 모더니티의 특수한 현실이었다.
5
TOP